-오늘의 진선미 

미: 앵두관 앞에 있는 풍경소리를 듣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싱잉볼 소리처럼 느껴졌다.

-오늘의 주제

비교하여 더 나은 것을 추구하되, 그 어느 것도 주인이 되게 하지 않는다.

먼저 월인 선생님의 안내를 듣고 생각해보았다. 비교하여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분별과 기준이 있기에 그런 것이며 그것이 주인이 되지 않게 한다는 것은 그 분별과 기준에 동일시되어서 살아가고 있기에 그 동일시를 자각함으로써 벗어나라는 이야기로 나에게는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 후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장작에 불을 붙이려고 토치에 달려있는 화력을 조절하는 장치를 돌렸다. 그런데 저번에 내가 돌릴때 너무 세게 잠가놓아서 다시 돌리면서 조절하는 장치-플라스틱 버튼이 부서졌다. '나는 왜 이런 일에 미숙할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다시 주제를 생각하며 마음을 관찰하면서 버튼을 본드로 붙여보려고 하고 있었는데 무의식에서 '너는 그 일 못해'라는 말을 들었을때의 경험이 떠올랐다. 내가 서툴고 힘들어하는 일을 하다가 지쳐가니까 누군가가 걱정과 함께 내뱉은 말이었는데 그 말을 나는 상처로 받아들였었던 것 같다. 그 말을 들었을때의 속상했던 감정도 다시 떠올라서 그 감정을 의식적으로 느껴주려고 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점차 가라앉자 떠오른 생각은 '나는 이런 일은 잘 못한다'는 신념은 타인의 기준에 의한 평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나는 이런 것을 잘한다'라는 신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데 그 평가는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는 많은 경우 무비판적으로 타인들의 평가를 믿어오며 자아 이미지와 기준들을 만들어 왔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이 지나간 후 어떤 일을 해나갈때 기준에 의해 스스로를 인정하거나 자책하려는 마음이 올라오는지 관찰해보려는 태도로 다른 일들을 해나갔다. 

그런 마음이 올라오는 지 관찰하니까 인정이나 자책 혹은 끌림과 밀침은 잘 올라오지 않았다. 그대신 다른 것이 보였다. 지금까지 내 안의 분별과 기준을 경험할때 생각의 차원에서만 그것을 인지해왔다. 이렇게 해야겠다는 뚜렷한 생각이 올라왔을때만 내가 분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매 순간 느낌의 차원에서 분별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세탁기를 돌리고 방에서 빨래를 생각 없이 너는데 자세히 관찰하니 세탁물들을 정리하고 빨래 너는 위치를 정할때, 조금 더 잘 마르는 방향으로 세탁물들을 옮길때 등 아주 작은 행동 하나 마저도 그 안에 분별이 있었다. 숙소를 나와서 앵두관으로 향하는 모든 발걸음에도 분별이 있었다. 

월인 선생님께서 분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다음에는 기준을 알아차리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씀해주셨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지금까지는 기준을 알아차리면서 동일시에서 빠져나오기보다 기준이 건드려지며 끌림과 밀침이 강하게 일어났을때, 감정이 일어났을때 그것을 관찰하며 에너지를 낮추는 작업만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때문에 그 감정의 강도가 표면적으로 줄어들었지만 뿌리를 뽑아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기준을 알아차리는 작업을 해나갈 생각을 하니 어렵게 느껴지면서도 일종의 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다. 

오늘의 감사

몸 컨디션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생생했다가 피로해지다가 하면서 변화를 계속 거치는 것 같다. 환경과 배움이 달라져서 열심히 적응중인것 같다. 알아서 자정작용을 해주는 몸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