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빔속에 충만하기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텅빔속에 충만하기는
 늘 절 꽉차게 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합니다.
너무 감사함이 올라 왔습니다.

그러나 본성을 찾으라는 선생님의 울림이 
내 안에서 올라오는 순간 얼음이 되었습니다.

늘 ' 아! 이제 된걸까?  ' 하고 편안함에 빠지려는 순간에

늘 날카롭게 찌르는 선생님의 말씀이 올라오는 순간
전 다시 한숨과 아직 멀었나 싶어 가라 앉습니다.

곰곰히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들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 네가 찾는다고 억지로 얻으려한다고 주어지는게 아니다."
" 찾으려고 하면 괴로움만 올뿐......"

그렇습니다, 일쑨 머리는 우울과 절망과
 아픔의 모드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실낱 같이 떠오른 월인선생님의 한마디

 " 재미있지 않아요? "
 " 내주머니에 있다는데"

" 내가 깔고 앉아 있다는데 못찾는다니... "
" 어느 주머니에 있는지 찾아는 봐야 하지 않겠어요? "

' 어느 주머니에 있기는 한걸까?' 
' 내가 깔고 앉아 있다는데...'
' 난  왜  못찾는 걸까? '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 내가 바보 인가? '  하며 씁씁해졌다.

' 그래도 다행이다 ...'

' 내안에 있고 내가 깔고 앉아 있다니...'
일단 안심은 되었다.

그래  일단 찾아 보라고 하시니

치밀하게 탐구하는 선생님 만큼은 
아니더라도 찾아보자가 올라왔다.

아파오던 머리를 가라앉히고
 ' 그럼 어떻게 찾아야 할까? '하며
정릉천을 슬슬 걸어보며 떠올려 보기로 했다.

' 아! 그럼 본성이 아닌것 변하지 않는것을 찾아보면 어떨까? '
' 변하지 않는것을 빼고 다 내려 놓아 보는거야.'

 늘 월인 선생님이

" 상위에 ( 본성 )변하지 않는것을 빼고
 다 내려 놓아보라 "했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변하는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 몸부터 마음, 산, 시냇물, 바위, 하늘, 나무, 강아지, 차, 아파트,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었다.

' 어!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데....'
' 그럼 본성은 없는건데...'

아팠던 왼쪽 발에 복숭아 뼈가 더 시큰거리고 
발바닥이 못에 찔렸던 것처럼 아팠다.
안되겠어서 물소리를 들으며 냇가 밴치에 앉았다.

말없이 하늘을 올려 보며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하늘도 변하고 지구도 우주도 모두 변하는데...

그러다 흘러가는 맑고 경쾌한 또랑물 소리가 귀에 꼿혔다.

뭐지? 
시냇물이 흘러 강물
 강물이 흘러서 바닷물...
그리고 구름이 되었다가 물방울로 다시 내려오는 구나.

' 그래! 형태는 바뀔뿐 물은 성질을 바꾸지 않는구나 '가 올라왔다. 

' 아! 그렇구나!

변하지 않는것은 지, 수 ,화, 풍 , 그리고 뭐더라 
오원소라고 했는데....'

' 그것들이 형태와 질량만 바꾸어서
 모든것을 이루었다가 사라지고
모습을 바꿀뿐 이 지구안에서의 
모든것들은 다 함께 공유되어서 하나구나.'

' 아! 그렇구나 "

" 그래서 너와 내가 없는 하나라 했구나. '

월인선생님이 하셨던 개인이 어디 있느냐는 말

" 난 물방울님을 사랑하지 않아요."

" 한몸처럼 생각해요."
하신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때는 내 맘을 넘 아프게 했던 말...

선생님을 존경하고 흠모했던
 제게 넘 상처가 되었던 비수같던

그말이 완전하게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모두에게 그렇게 말씀하신다던 선생님

그렇구나 우리는 저 공기로 물로 흙으로 불의 기운으로 
모두 공유하며 형태와 질량의 무게들로 모습만 달라졌을 뿐이구나.

그래서 얼마전에 내가 배경으로 녹아 들어가

자연과 하나가 되었고
선생님도 도반들도 모두가 녹아들어

투명한 하나로 일체가 되어 사라졌었구나.

웃음이 났습니다.

나다 !

하고 고집부리며 살던

내 모습이
 넘 짖궂은 어린아이 같아서...

냇물가에 헤염치며 놀고 있는 청둥오리부부도  
지나가는 사람도 강아지도 나무도 풀도 구름도 
하늘도 지구도 한호흡과 한방울의물로 
순환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모습이
넘 감사함과 은혜로움으로 다가 왔습니다.

' 아! 모두가 나였구나'

늘 모두가 공유되어서 하나라고 
몇년전부터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이렇게 절실하게 가슴에 꼿힌적은 없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새롭게 친근하게 와 닿았습니다.
어느 것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어느 것도 내가 아닌 것이 없다는 생각에 
더욱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그날 그날의 주제로 공부할수 있도록 
늘 격려와 아픈 일침으로 이끌어 주셔서_(())_

19.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