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주의 확인 하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상태

행동 : 하루를 살았다

경험 : 오늘 하루를 살며 하루 종일 그 상태를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드문 드문 그 상태로 있었다. 그 상태로 있을 때는 내가 한다고 여겨지지 않고, 내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마치 이 쪽의 몸과 저쪽의 몸이 서로 얘기가 주고 받아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다. 나도 상대도 모두 대상으로 여겨진다. 평소에 나 같다고 여겨지던 나의 몸은 '이 쪽' 몸이 되고, 상대의 몸은 그냥 상대의 몸, '저 쪽' 몸이 된다. 내 몸에서 말이 떠오르듯 저 몸에서도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영화를 보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주동 인물, 주인공과 객체로서 등장하는 반동 인물, 라이벌, 혹은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예를 들면 주인공인 한 인물 A와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담은 영화처럼 말이다. 이것을 현재 연습에 적용해보면 신현동이라고 하는 그 몸을 가진 존재의 하루 일과, 일상인 영화이다.

나는 영화를 보고 있고 영화 속 인물인 현동과 현동의 친구들, 교수님, 학교, 집, 가족 등이 주변인물 및 배경으로 등장한다. 현동이 어떤 행동과 말을 할 지 알 수 없고, 종잡을 수도 없으니 미래나 결말을 알 수 없지만, 대강의 패턴이나 습관은 보인다. 마치 결말을 대강 유추해볼 수 있을 지 언정 정확한 결말을 모른 채 보는 영화처럼 말이다.

 의식의 상태의 변화에 따라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기도 하다가, 나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보는 자가 되기도 한다. 

물론 항상 이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느낌이 들었던 순간들이 기억났을 뿐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말들이 이쪽 몸에서 나오고 있고 또 상대도 맞받아치고 있고 다시 이 쪽에서 반응이 오고, 계속 자극과 반응을 서로 주고 받는데 어떤 흐름 속에 강하게 몰입 되다가 흐름이 끝나기도 한다.

통찰 : 의식의 상태에 따라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중심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는 것이 좀 더 중심이 되고, 나와 상대는 전체 속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즉 전체, 전부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전체 속에서 나를 포함한 모두가 각자 부분으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연습하는 것을 좀 더 계속해서 꾸준히 연습해봐야겠다.

에너지의 흐름

행동 :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다

경험 : 교수님께서 시 수업을 하시면서 특정 시에서 특정 부분에서는 그냥 조곤 조곤 말씀하시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에너지를 밀도 있게 몰입하여 다다다 얘기하시기 시작했다. 조곤 조곤 말씀하실 때는 나도 같이 좀 늘어지면서 지루한 느낌과 피곤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어느 순간 그 몰입 되는 교수님의 흐름이 형성되는 것이 느껴지자, 나도 덩달아서 몰입하게 되었다. 저쪽에서 갑자기 에너지의 흐름이랄까 분위기나, 밀도? 강도?가 달라지니 나도 영향 받아서 나도 주의를 더 강하게 주면서 집중하게 되었다. 

 물론 저 쪽과 상관없이 내가 얼마든지 주의를 의식적으로 기울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교수님이 수업을 열정적으로 하시는 포인트에서 그것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았고, 나도 그것과 함께 동조하고, 공명하는 느낌을 받았다.

통찰 : 예전이었다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도 무의식적으로 느끼고나 명확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내 마음이 비어있고, 명료하고 깨끗하게 관찰되고, 비춰질 수록 주변의 에너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의식적으로 더 분명하게 알아챌 수 있는 것 같다. 주변의 에너지의 영향이라는 게 실제로 느낌으로서 전달되고, 주고 받아지는 것이 인간의 오감각, 육감각, 모든 감각을 통해서 느껴지는 것 같다.  

 아마 몸 전체로 느끼게 된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러한 점을 의식화 시켜서 어떤 에너지와 느낌들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 지 현재의 일상을 다시 돌아보고 앞으로도 어떻게 주고 받게 되는지 잘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