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1일 일기입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변함없는 것은 주객 관계 구조 자체이다.

행동 : 친구와 대화를 했다

경험 :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대화에 빠져있었었고, 그러다가 문득 주체가 일어났다. 주체가 없을 때 경험을 느끼던 그 무언가는 주체가 아니었다. 주체가 아니었으니 주체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이 일어난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주체가 일어나고 나서는 계속 자기 스스로 알아서 얘기를 해나갔다. 주체가 있든 없든 얘기를 알아서 해나감을 느꼈다. 있을 땐 다만 그것에 대한 의식적 인식이 가능하여 멈추는 의도가 일어날 수도 있고, 다른 소재로 대화를 하는 의도가 일어날 수도 있고, 계속 대화를 그 방향으로 계속하는 의도가 일어날 수도 있고 의도들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현재 의도를 멈출 수가 있다.

일어나는 것은 알아서 계속 일어나는 것이고, 일어난 주체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멈추는 거나 그냥 내버려두어서 알아서 흘러가게 하는 것 둘 중 하나이다. 주체가 일어나고 나서도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흐름을 계속 지켜볼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재의 일어난 느낌을 놓고, 다른 흐름으로 지켜보면서 허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체가 일어난 공간은 어디일까? 주체가 일어나기 전에도 뭔가 경험은 있었다. 시각적으로 암흑인게 아니라 무언가가 보이기는 했고 다만 느낌으로 주체와 대상으로 명확하게 분별되지만 않았을뿐. 주체가 없었을 때나 있었을 때나 변함없는 것은 경험되는 것이었다. 주체가 있든 없는 느껴지는 경험은 계속된다. 변화는 계속 일어난다. 다만 그것을 의식적으로 느끼는 인식하는 주체가 선명하게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뿐. 느껴지는 것 자체는 변함이 없다. 그것을 느끼는 주체가 주체로서인지 나로서인지 존재로서인지는 계속 바뀌지만 느껴진다는 것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물론 주객에서 존재인지 주체인지 나인지에 따라 대상도 다 다르게 경험되지만 경험된다는 사실 그 자체는 그대로다. 그 자체만 놓고 보자는 것이다. 현재로선 계속 뭔가 알듯 말듯한데 이정도 뿐이다. 사실 궁금한 것은 일어나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것, 목격하는 것, 그런 경험의 참의미와 그것이 어떻게 ‘그것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그 간극이다. 일어난다는 것을 아는 것과 일어날 수 있는 그 공간을 아는 것, 이 사이에는 뭔가 나에게 아직 간극이 존재한다. 왜 그것이 일어나는 공간을 알아야만할까? 왜 그렇게 전개되어야하는 걸까? 알듯 말듯 하면서도 일단은 계속 가보겠다

통찰 : 주체가 없이 미묘한 분별이 있는 상태에서 경험이 느껴지다가, 주체가 분명하게 일어나서 등장하고 대상과 느낌이 분별이 되는 상태로 왔다. 이 두 상태에서 변함없이 동일한 것은 그냥 주객관계의 구조 자체이다. 주와 객이 미묘하고 옅은지 아니면 선명한지 그 차이만 있을뿐 주객관계의 구조 자체는 여전하다. 이런 의미에서 변함 없는 것은 느껴진다는 사실 자체라고 한 것이다. 어떻게 느껴지느냐는 분명다르지만, 느껴진다는 구조 자체는 다르지 않고 따라서 경험은 계속 경험되고 변화는 계속 일어난다. 계속 변하고 흘러가고 경험된다. 그것만이 현재로선 변함없는 것이다.

주객관계의 구조자체는 변함없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공간으로의 도약이 왜 필연적일 수 밖에 없는지를, 혹은 공간으로의 도약이 왜 필요한지 왜 그렇게 가야하는지 더 탐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