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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139일차 - 깨어있기 셋째날
by 매화 on 21:37:35 in 일기
깨어있기 기초 워크샵을 세번째로 들었다. 의식, 주의, 감지, 감각이라는 의식의 단계를 이해하고 ‘업식-전신-현식-지식-상속식-의식’이라는 불교에서 말하는 의식의 원리와 이론을 들으면서 우리의 의식이 나와 대상이라는 분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을 정리하였다. 이 공부를 하면서 점점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마음의 원리’, ‘마음의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깨어있기 기초는 인간의 의식이 어떤 원리에 의해 생겨나는지와 본성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 분리에서 전체로 가는 지도를 제시해 주었다. 주로 주의와 감지를 연습했다. 감지에서 인상깊이 남았던 것은 감지는 외부대상을 보는 것 같지만 내 마음을 보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문득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데 눈 깜빡임, 움직임 등이 느껴지면서 ‘내 느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 뿐 아니라 상대방의 말투, 감정, 표정, 성격들도 모두 내 느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순간 내가 보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내 마음을 보는 것이고, 곧 ‘나’를 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느낌으로 상대방을 해석하고 느끼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내 마음속에서 살고 있음이 이전보다 명확해져 가고 있었다. 상대방을 나쁘게 보고, ‘~할거야’하는 것이 상대방을 보는 내 마음의 느낌, 곧 ‘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남을 판단하는 것은 곧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대상들은 ‘나’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고, 스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것은 전체주의, 침묵연습이었다. 전체주의 때 주의를 전체에 둠으로써 나의 개별성이 사라지고 전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그동안 주의가 개별적인 ‘나’속에 묶여서 그것만이 전부인 것처럼 좁은 마음으로 살아왔음을 느꼈다. 그리고 과거에 내가 믿었던 기독교에서는 주의를 ‘사랑’이라는 개념을 통해 주의를 전체로 둠으로써 ‘개별적인 나’에서 벗어나 ‘하나’로 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묵연습에서는 ‘소리가 있음은 침묵을 증거 한다. 침묵이 있어야 소리가 드러난다. 우리는 이미 침묵이다.’ 라는 말에서 느낌이 있었다.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고요한 침묵이 전제로 있기에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통찰이었다. 늘 있는 고요한 침묵의 상태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 감정 , 몸의 느낌 그리고 ‘나’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현상임을 느꼈다. 비록 이 침묵상태도 하나의 현상이지만 이 현상을 통하여 내가 느낄 수 없는 바탕에도 침묵과 같이 늘 있는 고요함이 있기에 현상들이 존재할 수 있고, 드러날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2박 3일 동안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귀한 강의를 해주신 월인 선생님과 함께한 깨어있기 수강자분들의 만남과 인연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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