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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81일차 - 몸과 마음을 통합적으로 느끼기
by 오영순 on 22:45:23 in 일기
1. 오늘의 진선미 1)자귀나무 꽃
행동 : 선생님께서 오전에 자귀나무 꽃을 따오셨는데 그것을 연주님이 작은 꽃병에 담았다.
경험 : 보라색 자귀나무 꽃과 나뭇잎, 그리고 아직 피지 않은 꽃봉우리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통찰 :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보다보니 신비롭고, 향긋한 향기가 나는 자귀나무의 모습이 마치 새같기도 하고, 잎의 모양이나 꽃의 모양이 특이해서 아름답게 느껴졌다.
2. 오늘의 주제 : 몸과 마음을 통합적으로 느끼기
1)몸과 마음의 통합의 의미
행동 :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느낌들에 모두 경계그리고 느꼈다.
경험 : -몸과 마음을 구분하지 않고 일어나는 느낌을 느껴보려고 했다. 그런데 몸의 느낌이 강하게 생기자 그쪽으로 주의가 가면서 마음의 느낌을 별로 못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의 느낌에 경계를 그리고 느꼈을 때 그 느낌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몸을 좀 더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면 내가 발가락을 움직이고 내가 손가락을 움직이고, 걸어가고 어디가 간지러운지를 알고 있는 상태 같은 느낌이었다. 그럴 때 특정 부위에 긴장이 들어가거나 눌리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자세를 바꾸는 행동이 일어났다.
통찰 : - 구분하지 않으려 했으나 몸의 느낌과 마음의 느낌을 구분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몸의 느낌에 집중하니까 마음의 느낌이 잘 안 느껴지는 것 같아.' 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몸의 느낌이나 마음의 느낌이나 내 느낌인 것은 동일하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고, 일어나는 느낌들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야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았다. 마음이 잘 안 느껴져 할 필요가 없다. 몸의 느낌이나 마음의 느낌이나 모두 그것에 동일시 되지 않고, 그것을 느낌으로 느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은 다르지 않다. 마음과 몸을 구분하여 마음의 느낌만을 느끼면 몸의 느낌은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마음이나 몸이나 느낌이 일어나고, 그것에 동일시 되면 생각이나 감정에 빠지게 되는 것은 동일하다. 몸의 느낌도 하나의 느낌임을 알고 경계그리고 동일시에서 떨어져나오는 작업을 함으로써 내 안에 일어나는 모든 느낌의 동일시에서 떨어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아는 상태 느낌을 느끼다보면 종종 움직이는 것들을 '보는 상태', '아는 상태'가 된다. 알게 되면 내가 움직이는 것, 나의 마음에 일어나는 것들을 그냥 알아지는 상태가 된다. 보는 상태가 되면 나도 모르게 들어간 긴장이나 느낌들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느끼고 알아서 수정하게 된다. 알아차리기만 해도 몸이 저절로 자신이 편한 자리를 찾는다.
2) 느낌은 만남이다.
경험 : - 말소리가 들리면서 갑자기 의식이 확 생겼다. 이전까지 없던 의식이 생겨난 것을 느꼈다. 방충망이 “쫙” 붙는 소리, 방충망이 떨어지는 소리, 사람 걸어가는 소리, 방문 여는 소리, 말 소리, 킁킁대는 소리 등이 다양하게 들리면서 그 소리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같은 방충망 소리도 매순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통찰 : -느낌은 이 순간의 만남이다.
-들을려고 들은 것이 아닌데 관심이 가니 나도모르게 듣는 상태
행동 : 오전에 밭일을 하고 보리수관에서 선생님, 연주님, 메타몽님, 물방울님과 같이 피아노와 바이올린, 기타를 치면서 같이 합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듣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경험 : 한 곡을 정해서 합주를 하는데 악기들이 추가되고 연주님이 바이올린을 가져 오시면서 그 열정이 느껴져서 나도 열의가 생겨서 함께 박자와 음의 조화를 맞춰나가는 시간이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통찰 :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분위기에 한 사람이 강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사람만의 것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는 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으로써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이나 어느 집단에서나 표정이나 행동들을 중요시 하는 것은 '분위기' , '에너지 장'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특정 한 사람을 탓하기 보다는 미세하게나마 그 안의 모든 구성원이 분위기, 에너지 장을 형성하는 것임으로 어느 한 사람을 탓해서는 안되고, 전체적인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나도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내 표정이나 행동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해하게 한 것은 없는지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코 내뱉은 무뚝뚝한 말투, 반응, 무관심 등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나는 크게 튀는 행동 하지 않았어.'도 하나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 통찰을 통해서 전체 안에서 나의 작은 행동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느꼈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도 조금 더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 내가 머무는 곳이 조금은 밝아지지 않을까? 그렇다고 너무 '분위기를 바꾸겠어.' 하는 의도를 내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냥 더도 덜도 말고 조금 따뜻했으면 좋겠다.
3. 오늘의 감사 - 오늘 물방울님께서 내가 아침에 오디관을 닦고 미처 빨지 못한 걸레를 대신 빨아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연주님께서는 아침에 감자를 캐고 와서 많이 지치셨을텐데 청소기를 밀어주셨다. 물방울님, 연주님 덕에 오디관 청소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 마음에 감사하다.
- 피아노, 바이올린으로 함께 합주도 하고 악기를 가지고 함께 노래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럽게 그런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4. 암벽등반 오랜만에 다같이 암벽등반을 했다. 사실 나는 암벽이 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좋아서 했다. 함께 암벽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암벽장 들어온 김에 벽을 왔다갔다 하고 경사진 곳을 매달려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운동을 많이 하게 되었다.
물방울님은 오른팔이 안 좋으신데도 불구하고 암벽을 열심히 하시고 또 잘 하시는 걸 보면서 힘들어서 안 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다.
나는 처음에 직벽만 했었는데 지금은 15도 경사진 곳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산청에서의 하드트레이닝 효과가 컸던 것 같다. 운동도 꽤 쉬었는데 늘었다는 것이 좀 신기했다. 암벽을 하고 나서 든 생각이 무엇이든 잘 하고 싶어하면 오히려 잘 안되고, 그냥 하다보면 잘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계속하면 잘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삶의 원리이고 마음의 원리 같다. 마음의 힘을 빼고 그저 그 순간을 즐기면서 하다보면 어느새 늘어있다.
과거에 나는 '잘해야 되'가 엄청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꼭 해야할 것은 없다.' '잘해야되'라는 의도에서 벗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경험을 해보게 되었다. 지금껏 '잘해야되'를 제대로 놓치 못해서 쉬는 것도 마음껏 못했었으니 말이다.
'잘해야 되' '빨리 해야되' 하면 힘이 잔뜩 들어가서 쉽게 마음이 지쳐버린다. '~하기 위해' 살지말고, '그저 순간을 살자.' 이곳에서 무엇을 꼭 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님을 조금씩 배우고 경험하는듯 하다. 삶은 늘 새로운 것으로 넘쳐나고, 행복은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암벽 고바위를 못 올라가도 함께 하는 것 자체로 행복하니 좋다. 주제에 따른 통찰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좋다. 결과가 어떻든 삶은 늘 배움이고, 통찰이다. 내 마음이 무엇을 바라보느냐. 어디에 시선을 두느냐. 그것이 내 삶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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